
살면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거대한 파도 같은 순간이 있더라고요. 사별이나 이혼처럼 예고 없이 밀려든 감정적 쓰나미 앞에서는,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조차 낯설어지는 게 당연한 것 같아요. 저도 30대 중반에 갑작스러운 이혼을 겪으면서 한동안 세상의 소리가 전부 멈춘 듯한 착각 속에서 살았거든요.
그 시간 속에서 깨달은 건, 홀로서기라는 건 억지로 외로움을 견디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오히려 부서진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는 걸 온몸으로 배웠죠. 특히 밤마다 찾아오는 불안감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마주했을 때의 무력함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어요. 정서적 안정은 결코 거창한 변화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걸요. 내 방 한구석을 정리하는 소소한 행위에서, 혹은 감정 일기를 통해 내 마음의 언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서히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오늘은 그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씩 다독일 수 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 목차
아무것도 못 하는 나를 탓하지 않는 게 먼저더라고요
이혼 직후 가장 힘들었던 건, ‘정상적인 일상’을 빨리 찾으려고 발버둥 쳤던 제 모습이었어요. 주변에서는 “바쁘게 살면 잊혀진다”고 조언했고, 저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더 큰 탈진 상태에 빠졌던 경험이 있어요. 몸과 마음이 완전히 분리된 느낌이랄까요.
상실 직후에는 생존 본능에 따라 교감신경계가 극도로 항진되는 상태가 지속되더라고요. 이때는 사소한 결정조차 뇌에 엄청난 에너지 소모를 요구해요. 그런 상태에서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라고 자책하는 건 마치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마라톤 연습을 강요하는 것과 똑같았어요. 저는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꽤 오랜 시간을 허비했죠.
정서적 안정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기능 정지 상태를 인정하는 용기였어요. 충분히 슬퍼할 권리를 스스로에게 주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이 단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연습’을 시작했어요.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울고 싶으면 우는 게 맞는 거고, 밥을 먹기 싫으면 굳이 억지로 차려 먹지 않는 거죠.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 마음의 염증 수치가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이 과정에서 놀라운 점은, 충분히 무너지고 나니 오히려 바닥이 단단하게 느껴졌다는 거예요. 마음의 통증을 마취시키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의 중심으로 깊이 들어가 봐야 빠져나올 출구가 보이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은 무기력한 나를 벗어나는 게 아니라 껴안는 법을 배우는 필수 과정이었어요.
호흡의 패턴을 바꾸자 불안이 잦아들더라고요
홀로서기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배운 생리학적 도구는 호흡법이었어요. 처음에는 “숨 쉬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어” 싶었는데,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거든요. 어느 날 극심한 공황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코로 숨을 4초 동안 들이쉬고 입으로 6초 동안 내쉬라고 알려주셨어요.
사실 불안할 때는 우리 몸이 무의식적으로 가쁘고 얕은 흉식 호흡을 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이 호흡은 뇌에 ‘지금 위험하다’라는 신호를 계속 전달해서 교감신경을 과활성화시켜요. 그런데 날숨을 들숨보다 길게 가져가면 미주신경이 자극되어 심박수가 자연스럽게 안정되는 원리였죠. 저는 이 간단한 기술 하나로 잠들기 전 찾아오는 불면증의 강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어요.
🌿 로미의 호흡 루틴
저는 특히 새벽에 잠에서 깼을 때 ‘4-7-8 호흝법’을 활용해요. 4초 동안 들이쉬고, 7초 동안 숨을 참았다가, 8초 동안 아주 천천히 내뱉는 거예요. 이걸 4~5회 반복하면 긴장으로 꼬여 있던 어깨 근육이 풀리면서 다시 잠들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지더라고요.
호흡 훈련을 꾸준히 하면서 알게 된 점은, 정서적 안정을 찾는 일은 결국 몸의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에서 온다는 거였어요. 우리 몸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정직하게 반응하거든요. 억지로 긍정적인 생각을 주입하려 애쓰는 것보다, 머리가 아닌 자율신경계에 직접 접근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어요. 이 경험은 제게 아주 큰 전환점이 되어 주었답니다.
이제는 불안의 강도가 10점 만점에 7점 정도로 높아지는 게 느껴지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이 심호흡부터 해요. 뇌가 과거의 아픔을 오늘의 위협으로 착각하는 것을 몸으로 중단시키는 거죠. 신경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이런 바디 스캔과 호흡의 연결은 약물 못지않은 즉각적인 진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고요.
이혼과 사별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사별과 이혼을 같은 범주의 ‘상실’로 묶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겪어본 입장에서, 정서적 결은 완전히 달랐어요. 저는 이혼을 직접 경험했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사별은 2년 전에 겪었거든요. 이 과정에서 느낀 감정의 질감을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공유해 드리려고 해요.
이혼은 살아있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점에서 특유의 분노와 모멸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더라고요. ‘왜 나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했을까’라는 억울함이 이불을 찢게 만들었어요. 반면 사별은 세상이 끝났다는 슬픔에 빠지는 대신, 그리움과 함께 지난 추억들에 부드럽게 둘러싸이는 느낌이었어요. 두 경험 모두 가슴이 찢어지는 건 똑같았지만, 찢어지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죠.
아래 표는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느꼈던 정서적 차이를 간단하게 정리한 거예요.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지, 주변에서 “이혼이나 사별이나 똑같은 거야”라고 쉽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 구분 | 이혼 (의도적 이별) | 사별 (비의도적 이별) |
|---|---|---|
| 지배적 감정 | 분노, 배신감, 수치심, 억울함 | 그리움, 무력감, 깊은 슬픔, 고독 |
| 회복의 걸림돌 | 상대를 향한 미움과 집착의 반복 | 떠나보내지 못하는 죄책감과 후회 |
| 사회적 시선 | 낙인, 중재자 역할 요구, 편 가르기 | 연민, 에둘러 말하기, 침묵 유도 |
| 회복의 핵심 | 서로 다른 길을 인정하고 내 삶에 집중 | 생명의 유한함을 받아들이고 추억 승화 |
이런 차이를 구분하는 게 정말 중요했어요. 이혼 후에는 내 안의 분노를 인정하고 태워 없애는 작업이 필요했고, 사별 후에는 고인과의 건강한 내적 대화를 통해 심리적 연결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했거든요. 둘 다 쉽지 않지만, 어떤 상실인지 명확히 알아야 적합한 치유 도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억지로 감정을 지우려다 실패했던 경험
제 인생 최대의 실패담 중 하나는 ‘감정 제로화 프로젝트’였어요. 이혼 초기였거든요. 너무 괴로운 나머지,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감정을 아예 느끼지 않는 게 가장 빠른 회복 루트라고 착각했던 시기예요. 마치 컴퓨터의 감정 폴더를 통째로 휴지통에 버리면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눈물이 날 것 같으면 주저앉지 않고 곧바로 달리기를 하러 갔어요. 슬픈 노래는 귀에 대지도 않았고, 이혼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화제를 돌리기에 급급했죠. 초반에는 굉장히 강인해 보인다는 칭찬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 독한 방법은 3개월 만에 한계를 맞았어요. 어느 날 편의점에서 우유를 고르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바닥에 주저앉은 적이 있거든요. 그동안 꾹꾹 눌러 담았던 슬픔이 한 번에 폭발해 버린 거예요.
그 일을 계기로 알았어요. 감정은 억누르면 어둠 속에서 더 기괴한 모습으로 증식하는 속성이 있다는 걸요. 진짜 정서적 안정은 슬픔이 없어지는 상태가 아니라, 슬픔이 내 안에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는 힘이라는 걸 그때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감정 수용 일기’를 쓰기 시작했답니다.
⚠️ 이런 실수는 피하세요
‘잊기 위해 바쁘게 산다’는 건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거와 같아요. 스케줄을 꽉 채우는 대신,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혼자 우두커니 앉아 텅 빈 시간을 견디는 연습을 하는 게 훨씬 더 빨리 회복하는 길이더라고요. 억지 텐션은 진짜 회복을 미룰 뿐이에요.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건, 상실 후유증을 극복하는 건 근력 운동과 정반대라는 점이에요.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포기하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되는 거였거든요. 그때의 실패가 없었다면 아마 저는 아직도 감정과 싸우느라 소중한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있었을 거예요.
소소한 일상 루틴이 무너진 마음의 뼈대가 되어줘요
상실 이후에는 삶의 기반 자체가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피할 수 없어요. 그럴 때 저를 지탱해 준 건 거창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지극히 사소한 아침 루틴이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도,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이불을 개는 것’ 같은 초소형 과업은 정신적 붕괴를 막아주는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더라고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루틴은 뇌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이에요.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함이거든요.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지?”라는 막막한 질문 대신, “지금 나는 이 컵을 들고 물을 마신다”라는 단순한 행동 지침이 뇌의 과부하를 막아줘요.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완료 가능한 루틴을 반복할 때마다 도파민이 소량 분비되어 우울감의 터널을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답니다.
제가 가장 효과를 봤던 건 ‘미니멀 모닝 루틴’이에요. 처음에는 창문 열기, 물 마시기, 세수하기 이 3가지만 실천했어요. 이걸 성공하면 그날 하루는 이미 성공이라고 스스로 정의했죠. 어떤 날은 정말로 그 3가지가 끝이었던 날도 있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하찮아 보이는 성취가 ‘나는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아주 작은 증거를 마음에 들려주었다는 점이에요.
이후에는 산책이라는 동적 루틴을 추가했어요. 특히 해가 떠 있는 시간에 동네 공원을 걷는 건 정말 큰 힘이 되더라고요. 아침 햇살을 망막에 받아들이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되거든요. 억지로 행복해지려는 노력보다, 그냥 빛을 받으며 한 걸음씩 걷는 이 루틴이 오히려 무너진 감정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 단단한 기둥이었어요.
나와 맺는 관계를 재정립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사별이나 이혼 후 가장 두려운 일 중 하나는 평생 혼자 남겨지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공포였어요. 하지만 이 시간을 오롯이 ‘나와의 관계 맺기’에 집중하면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평생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던 제가, 그 프레임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나’라는 존재를 처음 만난 느낌이었거든요.
저는 이 시기에 ‘셀프 인터뷰’라는 걸 시작했어요. 거울을 보면서 혹은 노트에 “로미야, 너 지금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뭐야?”, “오늘 기분은 어떤 색깔이야?” 같은 아주 유치한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놀랍게도, 이렇게 질문을 던지자 내면에서 진짜 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나만의 취향과 욕망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이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이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점은, 홀로서기의 진짜 목표는 ‘혼자서도 버티는 것’이 아니라 ‘혼자임을 즐길 수 있는 상태’로 진화하는 거라는 점이에요. 많은 이들이 사별이나 이혼 후 바로 다른 사람을 만나서 빈자리를 채우려고 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해요. 하지만 나와의 관계가 탄탄하게 복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는 모든 인간관계는 그 불안정성을 고스란히 비출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 시기의 목표는 비어 있는 왼쪽 가슴을 무언가로 급하게 때우는 게 아니라, 그 빈 공간 자체를 편안하게 느끼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그랬을 때 비로소 사람을 만나도 예전처럼 집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저는 이게 진짜 정서적 안정의 출발점이라고 믿고 있어요.
경제적 현실 인식이 정서적 안정을 떠받치는 이유
정서적 홀로서기를 이야기할 때 ‘돈’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감정이 아무리 회복되어도 매달 통장 잔고를 보며 느끼는 현실적인 압박감은 도미노처럼 불안을 다시 키우거든요. 특히 전업주부로 오래 살다가 이혼을 마주했을 때의 그 막막함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어요. 저도 한동안은 재정 관리라는 말만 들어도 숨이 막혔답니다.
하지만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고차원적인 자아실현이나 사랑 같은 건 사치일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 사실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리고 지출 다이어리를 적으면서 돈이 새는 구멍을 막는 아주 사소한 재정 관리부터 시작했어요. 눈앞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 충동 소비를 했던 패턴을 인지하고 차단하는 게 가장 우선이었죠.
📌 재정적 홀로서기 첫걸음
저는 전화기 하나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했어요. 통신 요금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구독 서비스를 취소하는 기계적인 행동만으로도 “나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정서적 안정은 이런 작은 재정적 통제감이라는 흙 위에 꽃피우는 것 같아요.
혹시 지금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정서적으로 더 힘드신 분들이 계시다면, 당장 큰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은 잠시 내려놓으셨으면 좋겠어요. 대신 지금 가진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만 들여다봐도 불안의 강도가 확연히 줄어들거든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통제할 수 있는 작은 범위부터 챙기는 게 정서적 안정과 직결된 문제예요.
돈 관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놀랍게도 잠도 더 깊게 자게 되고 낮 동안의 공허함도 줄었어요. 경제 활동은 단순히 생계 수단을 넘어서, 사회와 건강하게 다시 접촉하는 가교 역할을 해 주더라고요. 저는 작은 블로그 수익이라도 스스로 만들어내면서 ‘나는 여전히 사회에서 쓸모 있는 존재’라는 정서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관계의 거리 두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기술이에요
홀로서기 초기에 주변 사람들이 정말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건 알겠는데, 그 위로가 때로는 상처를 후벼 파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다 지나갈 거야”, “좋은 사람 만나면 돼” 같은 뻔한 말들이 오히려 깊은 좌절감을 안겨주었죠. 그래서 저는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선언했어요.
이건 사람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의 방어막이 너무 얇은 상태에서 불필요한 자극을 차단하는 행위예요. 상실 직후에는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말들도 면도날처럼 마음을 찢어 놓거든요. 그래서 가족이라도 잠시 연락을 줄이거나, SNS를 과감하게 삭제했어요. 그렇게 소음이 사라진 공간에서 비로소 내 마음의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어요.
대신에 나와 비슷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모임을 조심스럽게 찾아 나섰어요. 정상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을 가장하는 것보다, 슬픔을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물을 흘리는 게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그때 알았죠. 건강한 지지 그룹은 서로에게 해결책을 강요하지 않고 그냥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는 공간이더라고요. 이 공간 덕분에 저는 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어요.
여기서 핵심은, 모든 관계를 끊자는 게 아니라 ‘선택적 연결’을 하자는 거예요. 내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흡혈귀 같은 관계는 잠시 보류해도 괜찮아요. 진짜 내 편은 당신이 잠수를 타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연락을 해도 묵묵히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거든요.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우선 내 곁에 누가 있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냉철함이 꼭 필요했어요.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노후 파산 막아주는 고정 지출 다이어트와 통장 쪼개기 관리법은퇴 부부를 위한 황혼 이혼 예방하고 제2의 신혼 보내는 습관70대에도 수익 내는 시니어 유튜버 도전기와 영상 편집 배우기은퇴 후 전원생활 꿈꾼다면 체크해야 할 시골집 매매와 수리 주...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혼 직후 하루하루가 너무 무섭고 불안한데, 꼭 상담을 받아야만 할까요?
A. 개인적으로 주변의 지지와 자기 조절 능력이 뒷받침된다면, 반드시 상담이 필수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2주 이상 잠을 전혀 못 자거나, 극심한 공황 발작이 지속되고, 자해 충동이나 극단적인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때는 주저 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게 가장 현명한 판단이에요. 전문 상담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나를 살리는 용기라고 생각해요.
Q. 아이가 있는 한부모 가정인데, 아이 앞에서는 무조건 밝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들도 부모의 진심을 완벽하게 감지한다고 해요. 무조건 밝은 척 연기하는 것보다는, “엄마도 지금 마음이 아파서 그래. 하지만 네 탓이 아니란다”라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법을 부모에게 배운 아이들은 오히려 더 단단한 정서적 면역력을 가지게 된답니다. 아이와 함께 마음의 날씨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에요.
Q. 사별 후 유품을 정리하는 게 너무 두려워요. 언제쯤 정리하는 게 맞을까요?
A. 유품 정리에 정해진 시기는 없다고 생각해요. 무리하게 빨리 정리하려다 오히려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경우를 봤거든요. 마음이 조금이라도 허락하는 작은 물건부터 시작하시고, 혼자 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좋아요. 정 급하게 치워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그 물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직은 견디기 힘든 시기라는 신호일 수 있어요.
Q. 밤만 되면 자꾸 후회와 그리움이 밀려와서 잠을 못 자요. 이런 때 효과적인 방법이 뭔가요?
A. 저는 ‘감정 쓰기(배출)’를 적극 추천해요.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을 노트에 옮겨 적기만 해도 불안의 강도가 확실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그 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체온을 높였다가 떨어뜨려 주면 숙면 호르몬이 분비된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들기 힘들다면, 침대에서 억지로 버티지 말고 거실로 나와서 명상 유튜브를 보는 게 오히려 낫더라고요.
Q.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죄책감으로 다가와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요?
A. 전혀 그렇지 않아요.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감정은 인간의 아주 자연스러운 본능이에요. 그 감정 자체로 인해 과거의 사랑이 폄훼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공허함을 메우기 위한 도피성 만남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마음이 열린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상실의 빈자리를 다른 사람으로 급히 덮으려는 충동만 주의한다면, 새로운 시작은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이에요.
Q. 이혼 후 전 배우자에 대한 분노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요. 어떻게 마음을 내려놓죠?
A. 분노는 결국 ‘나는 억울하다’라는 신호예요. 이 감정을 억지로 내려놓으려고 하면 더 큰 반동이 와요. 저는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노트에 전부 적어낸 뒤에 태워버리는 ‘버닝 레터’ 방식을 사용했어요. 쓰고 태우는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분노의 날이 서서히 무뎌지더라고요. 이와 더불어 중요한 건, 그 사람을 용서하는 게 아니라 ‘그 생각 자체에 내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거예요.
Q. 삶의 의욕이 전혀 없어요. 취미 생활을 권하는데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A.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 취미 생활을 찾는 건 정말 난센스예요. 그럴 때는 취미가 아니라 ‘생존 과제’에 집중하시는 게 맞아요. 햇볕 쬐기, 제때 식사하기, 씻기 같은 기본적인 것들만 해도 정말 훌륭한 거예요. 식물을 키운다면, 꼭 예쁜 꽃을 피우려는 마음보다 그냥 시들지 않고 살아 있는 것 자체를 목표로 두듯이 말이에요. 조금씩 체력이 회복되면 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답니다.
Q. 혼자 있는 게 너무 외롭고 두려운데, 동거 가족을 만들거나 반려동물을 들이는 게 도움이 될까요?
A. 책임감이 외로움을 이기는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맹목적인 동거나 입양보다는 임시 보호(위탁)를 먼저 경험해 보거나, 사람과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를 단기간 이용해 보는 등 유동적인 선택이 안전할 수 있어요. 내 정서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 책임을 떠안으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작고 가벼운 책임부터 서서히 늘려가는 게 안전하답니다.
Q. 주변 지인들이 자꾸 소개팅을 시켜주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거절하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A. 이런 조언을 가장 유쾌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하는 표현을 하나 만들어 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아직은 나만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즐거워서, 그걸 포기할 준비가 안 됐어”라고 미소 지으며 말하는 거예요. 여기에는 “나는 불쌍하지 않으며, 혼자여도 행복하다”라는 강한 자기 확신이 담겨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이상 권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Q. 종교나 명상이 정서적 안정에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보시나요?
A. 특정한 종교의 교리 자체보다, 반복적인 기도문이나 찬트 같은 정형화된 리듬이 불안한 뇌파를 안정시킨다는 연구는 많아요. 저는 특정 종교인이 아니지만, 10분 동안 ‘마인드풀니스 명상’을 통해 호흡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건 신앙의 문제라기보다 일종의 뇌 훈련에 가까웠어요. 잡념이 올라오면 판단하지 않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는 훈련이 삶의 평온함을 유지하는 근육을 길러 주더라고요.
결국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에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깨닫게 된 점은, 홀로서기라는 건 상실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 회귀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나를 발명하는 창조의 과정이라는 거예요. 나를 지탱하던 거대한 기둥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에 오래도록 무너질 수 있지만, 그 폐허 속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도 하더라고요.
제 이야기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의 아픔을 단박에 없애 드릴 수는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시간은 분명히 지나가고,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인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눈앞의 하루를 버티는 용기만 있다면, 삶은 반드시 그 용기에 보답하는 순간을 마련해 준답니다.
✍️ 글쓴이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10년 차 생활 블로거 로미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소소한 통찰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전해 드리고 있어요. 30대에 겪은 이혼과 사별이라는 개인적인 아픔을 딛고, 어떻게 하면 더 단단하게 나를 사랑하며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제 글이 여러분의 홀로서기 여정에 작은 디딤돌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면책 조항: 본 포스팅에 포함된 모든 내용은 작성자의 개인적인 경험 및 견해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정보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이나 심리 상담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심각한 정서적 고통이나 신체적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자격을 갖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는 상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글의 내용은 특정 상품이나 기관의 홍보 목적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댓글 쓰기